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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

유령작가 김연수 1. Preview 김연수의 글은 꼭꼭 씹어먹는 맛이 있다. 그 맛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를 문헌보관소로 삼는 글쓰기 방식, 어쩌면 그가 삶을 바라보는 관점, 원본으로서의 삶을 부정하고 스스로를 유령작가로 호명하는 바로 그 관점, 어쩌면 쉬임없이 운동하고 변화하는 여행자의 마음. 바로 거기에 김연수 작가의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삶이 아름다운가? 인간이 아름다운가? 이들이 지향하는 세계에 희망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버리고, 오직 길을 걷고,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는 작가. 2. History 1970년생. 본명은 김영수.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대학 3학년인 1993년, 계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강화에 대하여.. 더보기
관계의 위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사회는 내게 완전히 자유를 주는 척하지만 막상 선택권은 제한되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현실은 이래저래 갈등적이지만 진실은 심플하다. 그래서 노래가사가 모두 진부한 거다. 외로워도 힘내자. 아파도 Keep Going! 그런데 말은 심플해도, 삶은 복잡하다. 그게 늘 문제다. 요즘 공간, 도시에 대해 공부 중인데 독일의 사회학자인 짐멜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인간은 목적성을 가진 동물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정하고 성취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애초에 수단이었지만, 심리적으로는 목적이 되어버리는 돈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 화폐는 목표가 된 수단의 가장 극단적인 일례다. 이제 (도시)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산다. 그들은 계산적이고 .. 더보기
슬라보예 지젝 "투쟁을 멈추지 말아라. 당신들이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 20120629 슬라보예 지젝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이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를 찾았다 지젝은 분향소 방명록에 “투쟁을 멈추지 마십시오, 당신들이 우리 모두의 ‘희망’입니다”라는문장을 남겼다 배경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했던 슬로베니아 출신. 옛 유고연방은 자본주의 서구와 공산주의 소련 사이의 완충지대. 소련의 완전한 종속국도, 서구에 가까운 나라도 아니었음. 실상은 이 두 지역의 혼합체였다. 티토가 사망하고 소련이 무력화한 뒤 유고연방은 여러 민족단위로 해체됐고, 1990년대에 유고내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을 겪음. 지젝이 철학을 공부한 곳은 슬로베니아 수도의 류블랴나대학. 정치적·지리적 중간지대였던 이곳은 소련의 공식철학보다는 서유럽의 철학에 더 친숙한 곳이었음. 지젝은 .. 더보기
경험되지 못한 것은 어떻게 될까? <리스본행 야간열차> 우리는 많은 경험 가운데 기껏해야 하나만 이야기한다. 그것조차도 우연히 이야기할 뿐, 그 경험이 지닌 세심함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침묵하고 있는 경험 가운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형태와 색채와 멜로디를 주는 경험들은 숨어 있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혼의 고고학자가 되어 이 보물로 눈을 돌리면, 이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알게 된다.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문득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 이틀동안 아침 일찌 회사에 와서 한장 한장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내 안에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 경험하지 못했지만 또다른 나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캐내.. 더보기
여우의 화원 #20120616-1 함께 걷자 함께 웃자 함께 살자 까만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선글라스를 낀 여섯 명의 어린이들이 지난 6월16일 오후 대한문 앞에 세워진 무대 위에 올랐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여름이다' 음악에 맞춰 공연을 펼쳤다. 카메라를 향해 쇼맨십도 선보였다. 어린이들이 뒤로 돌자, '우', '리', '함', '께', '웃', '자'가 등 뒤에 적혀 있었다. 이 아이들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자녀들이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이들은 여전히 그날의 이야기를 신나게 재잘거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아빠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추천 : 여우의 화원. http://youtu.be/NQD3YeZgtWY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불가능한가요? 이 책을 보면서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듯... 더보기
김병욱과 시트콤 요즘 시트콤에 대해 스터디 중이다. 왜 한국에서 일일시트콤이 잘 안되는지... 돌파구는 무엇인지 ... 결국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김병욱 PD를 피해갈 수 없다. 시트콤의 역사와 김병욱의 작품 활동을 크로스해보면 한국 시트콤의 변화 = 김병욱 PD의 변화라는 답으로 귀결된다. 언젠가 그의 삶과 작품을 꼼꼼히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가 여기저기 남긴 기록들을 1차적으로 여기에 남겨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면, 시트콤에 관심이 있다면, 다음 이야기가 도움이 될지도... 1. '김병욱'론 (BY 김혜미) 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더보기
하위 종의 삶과 사랑 - 습지생태보고서 # 20120618-1 습지생태보고서 KBS 2TV 6월 3일 (일) 밤 11시 45분 방송 연출 박현석 / 극본 한상운 1. 내용 2005년 만화가 최규석이 대학시절 친구들과 반지하 자취방 생활을 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그려낸 ‘습지생태보고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습지로 비유되는 좁은 반지하 방, 그곳에서 자취하는 만화학과 학생들의 평범한 일상 사이에 숨은 시대의 모순, 그 벽에 부딪혀 그들이 느끼는 절망, 그 너머 꿈꾸는 희망, 성장을 그림. 어른들은 세상 참 좋아졌다하지만, 그러면서 젊은 것들을 뭐라고 하지만, 정말 뭐가 좋아졌는지 알 지도 모르는 채 등록금, 아르바이트, 학자금 대출 사이를 종종걸음 치는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보여줌. 불안한 미래와 외로운 청춘을 보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 이들에게.. 더보기
팽이가 나를 울린다 (김수영을 위하여) #20120613-1 팽이가 나를 울린다 달나라의 장난. 김수영. 1953년작.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이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 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 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 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 있는 한 남자가 운다. 도는 팽이를 보면서... 왜일까? 도는 팽이가 이 남자에게 던진 질문이 아파서다. 너는 나처럼 돌고 있느냐? 다른 도는 것에 의탁해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돌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는 것은 아니냐? 어제와 똑같은 오늘, 매일이 그날 그날인 일상, 도는 것을 멈춘 오늘을 .. 더보기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20110612-1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 박민규 작가. 2009년작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내내 삶, 얼굴, 사랑, 기억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함. 오늘 아침 읽어내려간 마지막 장 작가의 말이 참 인상적임. 우리는 힘을 얻기 위해 진화해 왔습니다. 강해지기 위해, 이 세계에서 유리해지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 저는 인간을 이끌고 구속하는 그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부를 거머쥔 극소수의 인간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에 군림해 왔습니다. 미모를 지닌 극소수의 인간들이 그렇지 못한 절대 다수를 사로잡아 왔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극소수가 절대 다수를 지배하는 이 시스템에 대해 저는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습니다. .. 더보기
설움에 대하여 (김수영 거미) # 20120611-1 김수영 거미 일요일 아침. 김수영의 시로 하루를 시작하네. 1954년 10월 작품.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무엇인가를 바라는 순간 서러워진다. 맞네 맞어. 바라던 것이 불행히되 좌절된다면 어떻게 서럽지 않겠는가? 그런데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서러워져도 바라고 원하고 욕망하는 게 인간이지 않을까? .... 그래서 삶은 서러운거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