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원한다구? 그럼 사기치지 말아요 <그리스 인 조르바 2>
어제 저녁 퇴근 길 한강을 걸어오면서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음악을 들으며 조깅하는 친구, 돗자리를 펴고 친구들끼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미세먼지가 걷히며 조금씩 선명해지는 하늘, 엉금엄금 살포시 강변북로를 밟고 있는 차들, 한강을 흐르는 유람선, 녹음이 짙어진 나무들, 개망초, 노랑선씀바귀, 벌사상자, 벳지, 냉이꽃, 지칭개, 노랑꽃창포, 민들레, 애기똥풀, 인동덩굴 등등 수많은 이름 모를 야생화들. 제게 여전히 이 모든 것들은 스쳐가는 풍경에 불과하지만 조르바는 다릅니다. 조르바는 울타리 곁을 지나다 갓 핀 수선화 한 송이를 꺾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그 꽃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수선화를 생전 처음으로 보는 사람처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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