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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여행

창문 하나, 벽 하나를 가만두지 않는 거리, 빈의 섬세하고 웅장한 일요일 아침 원래 계획은 이런 거였다. 일어나자마자 짐을 맡긴 후 왕궁 “Hofburg”로 향한다. 9시 30분에 비엔나 궁정 예배당(Wiener Hofmusikkapalle)에서 미사가 있다. 빈 소년 합창단의 특송 때문에 유명해진 미사다. 예배를 마치고 주변을 돌아보다 오후에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아 새 숙소로 옮긴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앞으로 매일 아침과 저녁에 다음 날 노선을 대략적으로라도 생각해 놓아야 한다. 몇 가지 옵션을 가지고, 그녀에게 넌지시 전한다. 오늘은 이런 게 어떨까? 이런 루트도 있어. 이 루트의 문제는 이런 거고, 이 루트의 매력은 이런 거야. 물론 세상 일이 계획대로 모든 것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절망스러운 일도 아니며, 계획대로 되어도 문제인 날은.. 더보기
낯선 곳에 밤에 도착했다면?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첫 날밤 빈에 도착한 것은 초여름 밤 9시 즈음이었다. 낯선 언어와 사람들, 새로운 공간의 느낌은 공항에 새겨진 광고 카피들, 사진들, 이미지에 조금은 상투적으로 재현되어 있다. 우리가 첫날 묵을 곳은 “BEST WESTERN PLUS Amedia Wien”이라는 호텔이었다. 지하철 역으로 향한다. 그냥 가는 게 아니라 가는 도중에 OBB Train Ticket이라는 표지판을 찾아 표를 구매해야 한다. 항상 여행에 있어 첫 번째 발자국은 상대방에게도 내게도 중요하다. 이 여행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어떤 예언 같은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든지 첫 번째 스타트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날 공항에서 헤매지 않고 ‘OBB Train Ticket’을 찾고, 거기에서 거의 헤매지 않고 .. 더보기
오스트리아, 새로운 여정의 시작 어느 여름날, 오스트리아 여행을 떠나기 2주 전. 나는 이미 오스트리아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구글맵에서 길을 익히고, 동선을 짜고, 호텔닷컴에서 숙소를 찾아보고... 시작은 환불이 불가능한 비행기 표를 사는데서 시작했다. 어느 평일 저녁, 주말 부부였던 나는 퇴근 후 홀로 라디오를 들으며 저녁을 준비하는데 모차르트의 음악이 나오는 거다. 그 음악이 어떤 촉매제가 되었을 거다. 노트북을 열고 몇 번의 클릭으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들어가 독일 뮌헨으로 나오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빈과 뮌헨 사이에 15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출발 2주전, 나는 진행하던 이런저런 프로젝트, 한 출판사와 계약한 단행본 초고의 마지막 챕터 등등 그해 초여름까지 마무리해야 할 일들을 매듭지었다. 여행에는 이런 기능도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