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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내 맘대로 감상문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20110612-1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

박민규 작가. 2009년작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내내 삶, 얼굴, 사랑, 기억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함.

오늘 아침 읽어내려간 마지막 장 작가의 말이 참 인상적임.

 

 

우리는 힘을 얻기 위해 진화해 왔습니다. 강해지기 위해, 이 세계에서 유리해지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

저는 인간을 이끌고 구속하는 그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부를 거머쥔 극소수의 인간이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에 군림해 왔습니다.

미모를 지닌 극소수의 인간들이 그렇지 못한 절대 다수를 사로잡아 왔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극소수가 절대 다수를 지배하는 이 시스템에 대해 저는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습니다.

...

부와 아름다움에 강력한 힘을 부여해 준 것은

바로

그렇지 못한 절대 다수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끝없이 욕망하고 부러워해왔습니다.

이유는 그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좋은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불변의 진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시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시시해.

그것만으로도 좋았다니 그야말로 시시한걸.

이 시시한 세계를 시시하게 볼 수 있는 네오 아담과 네오 이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가능성의 열쇠도 실은 우리가 쥐고 있습니다.

왜?

바로 우리가 절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가 부끄러워하길 부러워하길 바라왔고,

또 여전히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인간이 되기를 강요할 것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절대다수야말로

이 미친 스펙의 사회를 유지하는 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로의 빛을, 서로를 위해 쓰시기 바랍니다.

지금 곁에 있는 당신의 누군가를 위해

당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고...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말입니다.

결국

이 세계는

당신과 나의 상상력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의 상상에 따라 우리를 불편하게 해온 모든 진리는

언젠가 곧 시시한 것으로 전락할 거라

저는 믿습니다.

....

저는

당신이, 스스로의 이야기에서 성공한 작가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는

당신 자신의 얼굴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마음이

누군가에게

박민규 작가의 말로 대신하여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말기. 

끝없이 욕망하던 것을 시시한 것으로 놓기. 

그리고

사랑하기.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