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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3: 전이하는 메타포]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태도에 대하여 [기사단장 죽이기]는 주인공의 성장과 변신에 관심을 두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아픈 상처과 기억이든 반드시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둡고 두꺼운 구름도 그 뒤쪽은 은색으로 빛나는 것이지요. 이 소설은 그 은색을 찾기 위해 과거의 기억으로, 상징으로, 가상의 세계로 돌아가보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메타포로서 말입니다. “나 돌아갈래!” 그것을 추동하는 계기는 마리에의 실종이었습니다. “펭귄 장식품은 마리에의 것이었군요. 소중한 부적을 구덩이에 두고 갔다. 자기보다 중요한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는 뜻일까요? 시곗바늘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시간을 새겨나갔다. 바늘이 나아갈 때마다 세계가 조금씩 앞으로 밀려나갔다. 창밖에는 밤의 어둠이 갈려 있었다.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문득 기사단장이.. 더보기
140일여일만의 출근,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바람이 분다, 가라! 최근에 읽은 한강 소설의 제목입니다. 소설의 내용과 무관하게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 한강을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너무 추워서 평상시 같으면 달릴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하루키의 를 읽으면, 그래 한 번 뛰어보는 거야, 그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건 이 책이 달리기가 정말 건강에 좋은 거에요, 그런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래 나도 달리는 걸 좋아했었지.” 그런 추억을 소환하기 때문입니다. 사회 생활 초년병 시절, 저는 자주 저녁의 한강을 달리곤 했습니다. 저녁 7시즈음 회사 체육관에서 옷을 갈아 입은 후 여의도 공원과 한강 공원을 가로지르며 뛰고 뛰었던 것이지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10킬로미터를 뛰었던 것 같습니다.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더보기
일시적이고 과도적인 이야기, <먼 북소리> 새해 들어 다시 읽은 첫 번째 책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입니다.마음이 무거워질 때 저는 여행기를 쓰거나 여행과 관련한 에세이를 읽곤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하루키의 여행 산문집 는 마음에 짙은 황사가 머물고 있을 때 제격인 에세이집입니다. 황사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거리를 다니기 힘든 날, 한번 읽어보실래요?일단 들어가는 글이 참 솔직합니다. 하루키는 여행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나는 마흔 살이란 하나의 큰 전환점이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뒤로 남겨두고 가는 때가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 그런 탈바꿈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는 좋든 싫든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세월이란 앞으로만 나아가는 톱니바퀴라고 나는 막연히 그렇게 느끼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