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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

무서워하면 끝장이다. <그리스인조르바 3> 넌 도대체 조르바가 왜 좋아?도대체 왜왜왜? 왜가 없으면 좋아하지도 못하고 사랑하지도 못하는 거요? 이런 말을 하고 싶지만 어디서든 무언가 마땅한 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럴 때 마주한 다음 문장은 제가 조르바를 좋아하는 이유의 처음이자 끝이에요. 나는 조르바를 마을까지 전송했다. 사면을 내려가면서 조르바가 돌멩이를 걷어차자 돌멩이는 아래로 굴러 내려갔다. 조르바는 그런 놀라운 풍경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걸음을 멈추고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두목 봤어요? 사면에서 돌멩이는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매사를 처음 대하는 것처럼! 매일 아침 그는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본다. 아니 보는 게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그는 이성의 방해를 받지 않고 흙과 물과 동물과 하느님과 함께 살.. 더보기
행복을 원한다구? 그럼 사기치지 말아요 <그리스 인 조르바 2> 어제 저녁 퇴근 길 한강을 걸어오면서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음악을 들으며 조깅하는 친구, 돗자리를 펴고 친구들끼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미세먼지가 걷히며 조금씩 선명해지는 하늘, 엉금엄금 살포시 강변북로를 밟고 있는 차들, 한강을 흐르는 유람선, 녹음이 짙어진 나무들, 개망초, 노랑선씀바귀, 벌사상자, 벳지, 냉이꽃, 지칭개, 노랑꽃창포, 민들레, 애기똥풀, 인동덩굴 등등 수많은 이름 모를 야생화들. 제게 여전히 이 모든 것들은 스쳐가는 풍경에 불과하지만 조르바는 다릅니다. 조르바는 울타리 곁을 지나다 갓 핀 수선화 한 송이를 꺾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그 꽃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수선화를 생전 처음으로 보는 사람처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 더보기
내 사랑하는 친구 조르바 (1) 과거에는 이런 저런 책들을 마구 마구 읽어내는 것에 대한 어떤 갈망이나 조급이 있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드는 것처럼 읽는 것에도 이런 허기가 있었던 거죠. 어느 날 거실에서 여기저기 무질서에게 자리 잡은 책들을 바라보다 이제 왠만하면 책을 그만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읽자는 마음을 먹었다네요. 천천히, 오래오래. 그렇게 지난 한 달 제 가방에는 카잔스키의 [그리스 인 조르바]가 있었습니다. 조르바를 처음 만났을 때 그건 충격이었습니다. 너무 마초적이야. 누군가는 조르바의 야수성과 마초적인 목소리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게 조르바는 한결같은 사랑입니다. 일상이 무력해질 때 그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하하하 일상에 새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