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스쿨/내 맘대로 감상문

10월 5일 3과 사랑 - Three 관람 평 - 는 새로운 삼각관계를 그린다. 오래된 연인 A와 B가 서로에게 권태를 느낄 즈음 새로운 사람 C가 나타난다. A과 B는 모두 새로운 사람 C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A와 B, B와 C, A와 C는 모두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쓰리는 대략 그런 내용이다. 대략적인 얼개는 그렇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쓰리는 사랑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은 A와 B 둘만의 상호작용인가? 사랑의 화살표가 1대1로 대응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에게 만든 감옥 아닌가? 새로운 사랑의 감정이 기존의 사랑을 대체하는가? 아니면 보완하는가? 새로운 남자 아담이 나타나기 전의 한나와 시몬의 관계, 사실 그 사랑 역시 사랑이었다. 지루하거나 평범한 관계도, 서로 지치도록 싸우는 관계도 아니었다. 둘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고,.. 더보기
9월 27일. 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지난 주말 그녀와 주명덕 사진전을 다녀왔다. “비록 아무것도 없을 지라도”라는 부제가 붙은 사진전.. 폐허가 된 공간 속에서 바깥으로 툭 불거져나온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발견했다. 전시된 사진보다 전시되지 않은 사진들이 좀 더 날것의 느낌으로 마음을 울렸다. 홀트 고아원에서 작가가 캐어낸 어린 눈빛들, 설움과 그리움과 쓸쓸함이 도드라지게 베여있는 한국의 풍경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혼혈이라 불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 표정 밑에 담긴 문장들이었다. “섞여진 이름들... 나에게 감정이 없노라고 나에게 웃음과 눈물이 없노라고 세상은 단정짓지 마십시오. 벌써 당신네들이 우리를 생각해 주고 나의 감정들을 받아들여주기 훨씬 그 이전에, 나는, 우리들은 웃음과 눈물의 표현을 목으로 넘겨 버렸습니다.” 작가가 사진으.. 더보기
9월 9일 금요일 녹슨 사랑 30대 중반. 다시 문제는 사랑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잠시라도 두드리지 않으면 불안한 사랑의 모서리는 삐걱거리며 어긋난다. 사랑이 일상 속에 녹슬고 있다. 녹슨 틈새로 굳어진 듯한 사랑이 빠져나간다. 잠시라도 깨어있지 않으면 사랑은 그렇게 떠나간다. 어디서부터 문제였을까? 뒤돌아 선 완강한 그림자를 마주하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느슨한 기대를 포기한다.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지만. 사랑의 아픔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법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천진한 눈빛으로 버티기도 했다. 단호한 못질로 원망도 했다. 느슨한 시선으로 무시도 했다. 이 모든 시간이 쌓이고 쌓여 사랑의 입술을 다물게 한다. 다시 일으키고 싶지만.. 지금은 녹슨 사랑의 모서리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더보기
박원수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이 글은 격암이라는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박원순 선생님에 대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은 박원순 선생님께서 자기보다 자기를 더 잘 서술했다하여 자신의 블로그에 링크 시켜 놓은 글이기도 합니다. 원순c가 궁금하신분들은 조금 길지만 감상해보세요. 출처 : http://blog.daum.net/irepublic/7888008 희망을 심다는 박원순을 지승호가 인터뷰하면서 박원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박원순이란 누구인지, 무엇이 박원순을 박원순이게 하는지 하는 질문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개인으로서의 박원순이 좋고 나쁨을 말하는 수준이전에 박원순이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 박원순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를 생각해 보는 것, 박원순의 행동방식이 어떻게 .. 더보기
2011년 9월 7일 아름다운 삶 아침 내내 원순C 홈페이지를 뒤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최선을 다해야죠." 이소선 어머님의 빈소를 찾은 박원순 아저씨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아름다운 삶 사셨습니다.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좋은 세상 만들어가겠습니다. 원순C가 방명록에 쓴 이야기가 마음을 울립니다. 이 상투적인 이야기가 울림을 주는 것은 글때문이 아닙니다. 삶 때문입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따가운 질문이 가슴을 칩니다. 어제 집에 돌아가는 버스에서 메모장에 초딩들이 쓰는 문장을 끄적거렸습니다. 차마 그 문장을 공개할수는 없지만.. 안철수 1962년생 박원순 1955년생 저는 76년생입니다. 10여년후 나는 어떤.. 더보기
2011년 8월 18일 8월의 쓸쓸함 아주 약간의 여유. 잊혀졌던 지인의 홈페이지에 우연히 들어갔다, 연예시대 마지막회 은호의 독백이 눈에 들어왔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속에 매복하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닳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 더보기
신영복 선생님의 새로운 관계지향 3 21세기 동아시아의 새로운 관계지향을 위하여 1. 논어 자로(子路)편에 있는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이 구절에 대한 주석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화(和)는 화목(和睦)의 의미로, 그리고 동(同)은 아첨(阿諂)의 뜻으로 해석합니다. 화는 어긋나지 않는 마음(無乖戾之心), 동은 아부하는 뜻(有阿比之意)을 의미하며 군자는 의(義)를 숭상하기 때문에 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이(利)를 숭상하기 때문에 화하지 못한다고 하여 화동(和同)을 교우(交友)의 개념으로 해석합니다.(朱子註) 둘째 화(和)는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며 이로부터 풍요로움이 자라고 만물이 생겨난다. 그러나 서로 같은 것들만 모아 놓는 동(同)은 모두 다 못쓰게 되어버린다고 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신영복 선생님의 하방연대 2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찾아드는 “하방연대” 1. 인문학의 성찰 모든 이론과 실천의 출발점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든 또는 사회운동에 있어서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에 기반하여 이론을 조직하고 실천을 영위한다. 노동운동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분 역시 이 정체성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삶을 지향하여야 하는가? 이러한 것을 통체적으로 사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문학적 관점이다. 인문학은 사람과 삶을 중심에 두고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고 변화와 창조를 지향한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은 모든 시대가 갇혀 있는 문맥(文脈)을 깨닫고 벗어나는 최고의 성찰적 관점을 보여준다. 자신의 온당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갇혀 있는.. 더보기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1 출처 : "진보의 연대, 명망가 중심 뛰어넘어야" - 오마이뉴스 (2011년 4월 27일) ▲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 유성호 신영복 - 사실 요즘 다들 너무 어렵게 살잖아요?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상당히 넓은 것 같은데, 변화가 있더라도 '어떤' 변화여야 한다는 방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일본 지진과 쓰나미 충격은 엄청난 사변입니다. 그런데 활성단층이 지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도 활성단층이 있다고 봐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엄청난 문제들은 사회적 활성단층의 조짐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거냐? 물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면 좋지만 지금까지의 정부 대응으로 봐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 더보기
2011년 5월 12일 TV와 감정의 표현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 본능적이고 생물학적인 것이라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사회적이면서도 문학적인 것이다. 얼마나 나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가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데, 그리고 개인의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워나가는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많은 부분 내 감정을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스스로의 감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서, 타자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TV라는 매체, 더 나아가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원론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이면서, 감정 표현을 통해 타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TV는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번 개편에 신설되는 프로그램의 기획안을 훑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