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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내 맘대로 감상문

설움에 대하여 (김수영 거미) # 20120611-1 김수영 거미 일요일 아침. 김수영의 시로 하루를 시작하네. 1954년 10월 작품.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무엇인가를 바라는 순간 서러워진다. 맞네 맞어. 바라던 것이 불행히되 좌절된다면 어떻게 서럽지 않겠는가? 그런데 바라지 않을 수 있을까? 서러워져도 바라고 원하고 욕망하는 게 인간이지 않을까? .... 그래서 삶은 서러운거야. 더보기
과수원길에서 어둔 밤의 노래까지 # 2012-0602-3 과수원길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 1972년.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 먼 옛날의 과수원길. @ 동영상 http://youtu.be/gGTKX7LBpMs 아카시아 향기가 짙에 묻어나는 칠보 시골 길이 생각나는 노래. 그런데 이 노래와 함께 이 시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 어둔 밤의 노래 (오장환) 다시금 부르는구나 지난날 술 마시면 술들이 모여서 부르던 노래 무심한 가운데-- 아, 우리의 젊은 가슴이 기다리고 벼르던 꿈들은 어디로 갔느냐 굳건히 나가려던 새 고향은 어디에 있느냐 이제는 병석에 누워서까지 견디다 못하여 술거.. 더보기
오빠생각에서 영산포까지 # 20120602-2 오빠생각 최순애 작사 박태준 작곡 뜸뿍뜸뿍 뜸뿍새 논에서 울고 /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 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 집니다 오빠생각을 조용히 부르다보면... 기다리던 동생의 마음과 떠나야만 했던 오빠의 마음이 떠오릅니다. 짧지만 마음을 울리는 노래. @ http://youtu.be/GyDdsdWW3LE @ 더불어 읽어볼만한 시 영산포1 (나해철) 배가 들어 멸치젓 향내에 읍내의 바람이 다디달 때 누님은 영산포를 떠나며 울었다. 가난은 강물 곁에 누워 늘 같이 흐르고 개나리꽃처럼 여윈 누님과 나는 청무우를 먹으며 강둑에 잡풀.. 더보기
개구리 왕눈이 # 20120602-1 개구리 왕눈이 6월 2일. 토요일 양평에서 자기 목소리를 듣는 작은 음악회가 명수혜신 선생님 댁에서 있었다. 지금까지도 자꾸 입가에 맴도는 개구리소년...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너져도 일어나라. @ 작품 후지TV, 1973년작. 다쓰노코프로덕션 가난하고 어린 개구리 왕눈이와 그의 여자친구 아롬이, 무지개 연못의 권력자 투투(아롬이의 아버지), 투투의 부하인 가재,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는 메기 등을 중심으로 무지개 연못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계급간의 갈등과 계급을 초월하는 사랑, 권력가의 횡포, 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는 권력 등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를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쉽게 풀어낸 명작. @ 캐릭터 왕눈이(데메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개구리들 중에.. 더보기
SBS 수목드라마 유령 # 120601-1 유령 SBS 수목드라마 . 우리가 사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 트윗 9만 8천개, 블로그 포스팅 1천 500개, 이메일 1억 6천 600만통, 유투브 동영상 600개 업로드, 구글 검색 69만 4천 445개. 사이버 세계에서 1분마다 일어나는 일. 우리가 창조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현실을 뒤훈드는 또 다른 세상. 우리가 누른 한 번의 클릭이 어떻게 우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지 심지어 누군가의 생명을 어떻게 앗아가는지. 모니터 뒤의 섬뜩한 이면과 가려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 출연진. 김우현(소지섭) 0과 1 사이에 감춰진 증거를 찾는 사이버수사 1팀장. 친구를 왕따시켜 자살로 내몬 가해학생들의 삭제한 문자기록들, 연쇄살인범이 훔친 개인정보들, 부인을 처참하게 살해한 교수와 내연.. 더보기
5월 15일 말하는 건축가.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 말하는 건축가는 근래 내가 봤던 영화 중 단연 최고다. 나는 건축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건축이 외형의 정당성과 아름다움, 윤리적 가치와 일상적 유용성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건축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동경심은 고 건축가 정기영 선생님을 만나면서 많은 부분 깨졌다. 건축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이 한 예술가에 대한 존경심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의 초반부에서 건축가 정기용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 그는 안성 면사무소를 지을 때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나이 든 주민들이 목욕탕이라고 답하는 걸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목욕탕을 지어준다. 안성면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지금도 이 목욕탕을 애용한다. 이어지는 장면, 자신이 지은 무주 건물들.. 더보기
공영방송의 파업, "꼭 이겨야 하는 이유" 1. 공영방송이 위기다. 이 추상적인 명제가 늘 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과 거짓을 논하기에 앞서 수사적으로 이야기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2012년 바로 이 자리에서 공영방송이 위리가는 문장은 참에 가깝다. MBC가 파업에 들어간지 20여일이 지났고, KBS의 파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MBC 파업은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서 방송의 독립성과 뉴스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절박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됐다. KBS 파업 역시 마찬가지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선두에서 외쳤던 사람들이 징계를 받고, 공영방송 뉴스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인물이 보도책임자로 내정되면서 KBS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내부의 움직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MBC의 파업에 대해서.. 더보기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회사에서 도진 병. 많이 아팠다. 너무 아파서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오랜만이다. 집에 이토록 오랜 시간 콕 박혀 있는게... 지난 한 주. 집에 들어가면 편안하고, 집 밖에 나오면 아팠다. 집은... 이제껏 잘 느끼지 못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공간이었다. 내게... 이 공간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많은 이야기와 꿈이 있으며. 너저분한 공간 곳곳에 예상치 못한 웃음과 향기가 숨겨져 있다. 게다가 아프다고 하니깐 얻을 수 있는 호사인데.. 기대 이상의 과분한 간호와 음식도 얻었다. 과분한 행복과 여유를 뒤로 한 채 컴백한 일상의 공간. 악~ 또 아프다. 회사에 오면 마음은 웃는데 몸은 아프다고 난리다. 오늘도 빨리 퇴근해야겠다. 약이 없네.. 더보기
2011. 12. 20 세상의 고통을 피해가는 법 선 스승의 편지 중 예전에 어떤 스님이 한 노스님에게 물었다. "세상이 이렇게 뜨거운 고통이니 어느 곳으로 피해야 할 지가 궁금합니다." 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끓는 물 뜨거운 아궁이 지옥 속으로 피하느니라" 그러자 어떤 스님이 다시 물었다. "저 끓는 물 아궁이 지옥 속에서 세상의 재앙을 어떻게 피할 수 있습니까?" 노스님의 대답 "모든 괴로움이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아픈 오늘과 상처뿐인 어제를 피하는 유일한 법은 가장 아프고 가장 상처뿐인 현실 속으로 뛰어드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했습니다. 자꾸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다짐 다짐... 더보기
11월 24일 와락에서의 하루 1. "아저씨 축구하러 가요." 한참 게임을 하던 성동이가 어느 순간 내 손을 잡는다. 딱지 한 장을 기준이가 뺏어갔다고 울고 있는 민석이를 달래는 중이었다. 기준이와 민석이는 형제다. 너무 닮아 누가 기준이인지 누가 민석이인지 헷갈리는데, 게다가 엄마는 어찌된 게 매번 똑같은 옷을 입힌다. "성동아 잠깐만... 민석이 딱지를 기준이가 뺐어갔대. 어떻게 할까?" 기준이가 끼어들었다. "제가 뺏어간게 아니라, 민석이가 저보다 딱지 수가 한 장 많아요. 저희 원래 딱지 수가 똑같아야 하거든요." 나는 왜 딱지수가 똑같아야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똑같아야 한다는데 기준이와 민석이는 모두 동의하는 듯한 얼굴을 보인다. 내가 잽싸게 끼어든다. "그렇다구 기준아, 네가 민석이 딱지 가져가면 이제는 이제 네 딱지 수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