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의 즐거움

We are not alone. 괜찮아 사랑이야 동생을 포크로 찍어대는 형(양익준 분), 스키조(정신분열)에 시달리며 한강우(디오 분)라는 어릴 적 자기 존재의 환시와 함께 살아가는 장재열(조인성 분). 정신과 의사지만 불안장애, 특히 남성에 대한 불안장애를 가진 지해수(공효진 분) 툴렛 증후군 환자 박수광(이광수 분)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우리 모두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저마다 마음의 병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마음의 병에 대해 노희경은 라디오 DJ로 활동하는 장재열의 목소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지금 들으신 곡은 1976년 잭 니콜슨의 연기가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 에 삽입된 클로징 테마였습니다. 주인공 맥 머핀은 처음 정신 병동으로 와 환자들을 보면서 그들과 자신이 절대로 다르다고 생각합.. 더보기
노희경 월드는 라이브다 노희경 작가의 가 끝난 지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전편을 다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회를 보고 “노희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볼 수 있는 것은 현장과 사람입니다. 아픈 사람, 다친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소외되고 평범한 사람. 이들이 빚어내는 선한 기운을 담아냅니다. “정의, 동료애, 사명감, 어른다운 어른, 젊은이다운 젊음, 공감, 유대, 연대, 이해는 여전히 찬란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노희경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그 이유에서 미디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 중에 누군가는 노희경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역시 노희경을 하나의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으면 좋을 것 같.. 더보기
성욕과 창조적 삶에 대하여 양생술이라고 아시나요?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하는데요,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수행했던 신체 단련술과 정신 수양을 양생술이라고 합니다. 태극권, 요가, 명상 등등을 양생술의 한 방식이라 볼 수 있는데, 형식이 어떤 것이든 양생술은 자기의 욕망을 스스로 조율하는 삶의 기술 터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기술 연마의 핵심에는 자기 안에 있는 자연의 동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형과 기의 조화를 만드는 것이 자리잡고 있구요. 형과 기의 조화, 이 조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시나요?양생술에서는 정의 보호를 제 1 원칙으로 삼습니다. 여기서 정이란 생명의 물질적 기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신장에 저장된 정액, 침 이런.. 더보기
찌질함을 넘어서는 예민함에 대하여, 쿵이지 쿵이지. 루쉰이 자신의 단편소설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작품입니다. 쿵이지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몰락한 전통 지식인의 삶입니다. 쿵이지, 훤칠한 키에 희묽은 얼굴 주름 사이론 상처자국이 끊이질 않았고 희끗한 수염을 덥수룩하니 달고 있습니다. 걸친 것이 지배계급, 자본계급, 지식인계급을 상징하는 장삼이라곤 하나, 땟국에 절고 너덜거리는 것이 십 년 정도는 빨지도 꿰매지도 않은 듯싶습니다. 말끝마다 이로다, 하나니를 달고 다니는 통에 듣는 이로 하여금 긴가민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기 일쑤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웃음거리가 됩니다. 과거에 붙을 만큼 학식을 갖춘 것도 아니고, 부지런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과 노동계급을 상대로만 아는 척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니 초라함이 더해집니다... 더보기
몸의 언어와 고통의 공동체 : 의료인류학의 흐름과 쟁점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서보경 선생님의 “몸의 언어와 고통의 공동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의료인류학(medical anthropology)이라는 낯선 영역을 소개하는 글이었습니다. 의료인류학은 인간의 질병과 고통이 경험을 중심으로 의료 및 보건의 실천 양상을 탐구하는 인류학의 한 분야인데요, 이 글에서 서보경 선생님은 의료인류학에서 발전시켜온 몇 가지 이론적 쟁점이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에서 고통의 사회성을 이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전쟁, 재난, 참사, 구조조정과 실업과 같은 폭력적 경험과 상처가 어떻게 몸의 고통과 기억으로 되살아나는가에 대한 사회과학적 관심은 어떻게 고통의 치유를 사회적으로 이뤄낼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닙니다... 더보기
탈북청년들과의 하루,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조금은 정신없는 한주가 지났습니다. 부서가 바뀌었고, 공간이동이 있었고, 신입사원 대상으로 OJT 교육이 있었습니다. 탈북 청년들의 독서모임에 초대를 받았고, 앞으로 1년 동안 함께 프로그램을 보고 의견을 나눌 대학생들을 만나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그런가하면 퇴직을 하고 인생 제 2막을 준비하는 70년대~80년대 학번 선배들과 포장마차에서 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인연과 관계에 설렜고 기를 주고 기를 빨리기도 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과도한 음주로 몸이 녹초가 되기도 한주이기도 했구요. 그리고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동안 통일과 미디어 관련하여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이었는데요, 그때 함께 한 선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 더보기
[반중국 역사] 3부 제국은 차이와 다원성이다. 6장과 7장은 만주 여진족의 시대, 12세기~13세기 금왕조와 17세기 이후 청나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여진족, 이제껏 살면서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은 인류입니다. 변방의 야인, 그런 이미지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동북아 지역을 지배하던 강자였다고 합니다. 좀 딱딱하지만 거칠게 강자의 연대기를 요약하면, 12~13세기 거란(키타이)이 세운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송나라까지 멸망으로 이끌면서 금의 세계를 엽니다. 남쪽으로 도주한 송나라, 우리가 흔히 남송이라 부르는 곳을 신하의 나라로 만듭니다. 그러나 금의 시대는 칭기스칸의 등장과 함께 13세기 중반 몽골, 원의 나라에 패권을 넘겨줍니다. 그렇다고 여진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원의 멸망 이후 씨족 공동체로 점점이 박혀 .. 더보기
불안이라는 감정,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지난 주에 대학생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 속에 흐르는 감정을 보면 “불안”이라는 게 공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요? 동양 사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인간과 우주 사이의 긴밀한 연관성인데요, 이것은 하나의 은유가 아니라 직접적 연관을 말합니다. 지금 이 순간 숨을 쉰다는 것은 천지에 가득 찬 기운을 들이마시는 것이고 그 기운 속에는 가깝게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실업, 승자독식, 부동산불패 등 서울이 만들어낸 것도 있지만 좀 더 부감에서 보면 미세먼지도 있고 물도 있고 벚꽃도 있고 하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는 것은 천지에 가득 찬 기운을 들이마시는 것이기도 한데요, 여기에는 삼각김밥, GMO .. 더보기
[반중국역사] 2부 몸이 문명을 만든다 3장에서 5장은 기원전 7세기 스키타이에서 서기 13세기 몽골제국까지 장장 2,000년에 걸친 초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말 많은 민족과 제국이 나옵니다. 스키타이와 흉노(3장), 유연, 투르크 제국과 탁발/선비계의 당나라, 위구르, 티베트제국과 서투르키스탄(4장), 키타이(거란)가 세운 요와 탕구트 왕조(대하제국), 마지막으로 원나라까지(5장).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에서 배운 이 시간을 관통하는 동아시아가 어디었나 찾아보니, 춘추전국시대, 진한, (위진남북조 시대), 수당, (오대십국 시대), 송나라였습니다. 교실에서 들은 이야기, 그래서 바로 까먹은 이야기는 이 책에서 아주 짧게 언급되거나 유목민족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됩니다. 는 정말 반중국 적인 거입니다. 작가 양하이잉은 유목을 사랑합니다. 그.. 더보기
[반중국역사] 1부 유목은 간소함이다. 유목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이었습니다. 라는 세미나에 참여하게 되었고 구글맵에서 지도를 바라보며 내가 가진 시야의 좁음에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 세상에 중국이 이렇게 작은 나라였어? 중앙아시아의 초원이 이렇게 거대한 공간이었어? 몸의 감각이 조금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리하여 금년에도 “유목”이라는 큰 범주 하에서 공부를 계속해 가려 합니다. 그 첫 번째 책은 양하이잉의 입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역사에 반기를 드는 책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한족 중심의 중국사는 그들의 로컬사인데도 자신들이 보편적이라고 믿고 있는 나르시즘적 세계관과 피해의식의 혼합물일 뿐이다.” 히야~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운 중국의 역사를 나르시시즘과 피해의식의 혼합물이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