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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구해야 할텐데. [광인일기] 외부의 바람에 의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를 대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트럼프, 아베, 김정은, 핵, 성폭력, 갑질, 가짜뉴스, 구조조정, 집값상승, 청년실업, 왕따, 미세먼지.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어떤 사건들이 몰고 오는 변화는 때론 폭력적이고 어쩌면 비루하기도 합니다. 방치하고 유예하고 책임을 미루다 곪은 상처가 터져 절뚝거리기도 합니다. 촛불혁명 후 마음은 기대와 희망으로 넘실대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잘못된 관성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희망”, “기대”, “변화의 열망”이 넘실대는 공간에 있다 보면 오히려 적막과 공허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쩌면 그러한 이유.. 더보기
공항으로 가는 길 처음 스위스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을 때 계획은 오롯이 체르마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준비를 시작하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더군요. ‘다시 스위스에 올 날이 언제일지 기약할 수 없다는 조바심, 꽤 먼 길을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왔다는 생각’ 이런 마음이 체르마트만을 오롯이 여정의 시작이자 종착점으로 기획할 수 없게 만드는 거지요. “저 스위스 갑니다.” 이 말과 동시에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 역시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융프라우호에서 신라면은 먹어봐야 한다, 베른에서 꼭 자전거를 타야 한다, 레만 호수의 올레길은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 곳이다, 중세시대를 느낄 수 있는 장트르 갈렌은 숨은 명소다, 세인트모리츠에서 체르마트까지 빙하특급은 꼭 타야 한다, 하이드의 마을 마이.. 더보기
우리라는 말을 경계함 아침 7시 즈음에 저는 회사 근처 카페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닙니다. 음악이 들립니다. 커피향이 공간을 채웁니다. 커피내리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소리, 그리고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그런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어제 어느 회의석상에서 잠깐의 소란이 있었습니다. 변화는 불편합니다. 관행을 바꾸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왜 당신은 아직도 그렇게밖에 생각 못하는 거야? 이런 질문이 아닙니다. 내 안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자꾸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마주하는 겁니다. 그래 어차피 불편하니깐, 모두가 원하는 방식대로 하자. 여기서 모두는 내가 '우리’라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때론 “우리” 밖 타자에 대한 부당한 지시, 요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