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혼이 지나간 자리 우포늪<KBS스페셜 인간과 습지> 공사창립특집 을 봤습니다. 우포늪의 아름다운 풍광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생명의 삶이 잘 포착된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포늪’이 이렇게 멋진 곳이었어?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불러일으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겨울,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습니다. 겨울프로그램의 시작은 겨울입니다. 우포늪의 겨울. 칠십 평생을 우포늪과 살아온 한 노인의 얼굴이 꽁꽁 얼어버린 대지에 비칩니다. 평생 욕심 없이 살아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표정입니다. 그 표정 밑으로 겨울의 날선 수면이 있고, 얼어붙은 잿빛 수면 아래로 가물치가 지나갑니다.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적막한 우포늪, 그러나 새.. 더보기 인생은 산다고 상상하는 그것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지난 한 달 동안 제 가방에는 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똑같은 아침이었습니다. 7시 10분, 용산을 빠져나와 노량진으로 연결되는 한강대교로 들어섭니다. 떠오르는 빨간 태양을 쳐다보고, 한강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리스본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강, 붉은 빛, 태양, 아침, 파란 하늘 그리고 리스본은 어떤 인연이 있는 걸까요? 가느다란 상상의 실. 지금 여기가 아닌 상상의 그곳이 새로운 삶의 장을 이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파스칼 메르시어의 는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문득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꽤 촘촘하게 천천히 읽어나갔습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 스위스의 아름다운 마을 베른에 사는 고전문헌학 교사입니다. 책 읽기와 고전.. 더보기 모스크바를 지나면서 비행기를 탈 때 늘 손에 작은 노트 하나와 책 한 권을 놓아둡니다. 막상 비행기가 비상하면 거의 아무 것도 보지도, 쓰지도 않으면서 말입니다. 왜 그럴까, 잠깐 생각해봅니다. 마땅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없다면 비행기타기 놀이가 매우 지루할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행, 책, 수첩 이것은 저를 설레게 하는 3종 세트인거죠. 모스크바를 경유해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에서 제 손에 쥐어진 책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였습니다. 는 제가 하루키 소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책을 가지고 갈까, 생각하다 이 책을 결정했던 것은 당시 마지막으로 수정 중이었던 원고와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을 정말 출간할 수 있는 걸까, 출간한다면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할..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