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협상안 회의를 대하는 자세 어제 밤 퇴근길 노조 사무실에 잠깐 들렸다. 협상안을 만드는 회의 중이었다. 잠깐 앉아 어깨 너머로 100개의 조항을 보면서 그것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가지 못하고 30분 넘게 앉아있었다. 왜 여기 있는 것일까? 나의 관심 사항이 아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여기에 있구나. 이 간극 속에 자연스럽게 왜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주변을 살펴봤다. 가족처럼 막 퍼주고 싶은 사람,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 가까이 하기 어렵지만 존경하는 사람, 때론 내 속을 뒤집어 놓아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 관계가 재미없는 시간을 버텨내게 한다. 기대하는 것은 이 관계가 나의 관심을 넓혀내는 것 우려하는 것은 재미없는 시간이 이 관계를 어색하게 만드는 것 내가 협상안을.. 더보기 주말 뉴스데스크 이동과 MBC 개편 그 얄팍함에 대하여... 주말 MBC 뉴스데스크가 8시로 앞당겨졌다. 메인 뉴스 시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것이 미칠 프로그램 내외적인 효과가 분명하지 않고, 그래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MBC는 주말 뉴스 수요자가 8시대 뉴스를 원하고 있고, 그래서 시간대를 옮겼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것은 MBC의 (일부) 주장일 뿐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다. 다만 경영자의 어떤 눈에서 보면 그것 이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MBC의 장기적 침체를 풀어내기 위한 방편, MBC 뉴스데스크의 몰락을 막아내기 위한 방편으로 통째로 이사해서 새롭게 혁신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만년 꼴등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어쨌든 좀 더 높은 시.. 더보기 10월 26일(화) 일등과 꼴등 사이 ‘이름 빼고는 전부 지우세요.’ ‘만약 제대로 읽었다면 이런 글이 나오지 않죠.’ ‘이렇게 공부해서는 절대 오늘의 자신을 넘어서지 못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이런 꾸짖음을 들어본 게 언제일까? 오랜만이다. 이 꾸짖음을 대하는 나의 감정이 재미있다. 선생님이 묻는다. 왜 유종원의 글쓰기가 애도의 글쓰기라 생각해요? 애도가 뭐죠? 내가 답했다. 왜냐하면 궁시렁 궁시렁.. 선생님이 재차 묻는다. 형일씨는 그게 정말 애도라고 보는 거에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옆에 있는 다른 학우들이 대답한다. 그게 어떻게 애도에요? 말이 안되요. 논리가 이상하잖아요. 근거가 없잖아요. 저는 전혀 그렇게 안 읽히는데요. 모두가 내게 ‘너 읽.. 더보기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