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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취리히! 비행기에서의 오랜 시간이 부여한 감정들. 피곤함과 무력감. 문득 나의 삶이 자주 지금과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생각을 한다. 무표정한 사람들, 엔진소리의 건조함, 변함없는 창밖 풍경, 비좁은 좌석. 시간대별로 먹게 되는 맛없는 기내식. 처음에 이 비행기에 탑승할 때는 목표도 있었고 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버티고 있을 뿐이다. 어디로 가는지 처음의 설렘은 사라졌다. 그냥 비좁은 좌석에서 몸을 비틀며 버티고 있을 뿐이다. 취리히 행 비행기에서 느낀 피로는 그 공간을 넘어 그것이 바로 내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아닌지 그런 생각으로 번졌다. 안전벨트 등이 켜졌고 얼마 후면 취리히에 도착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고, 나는 생각보다 들뜨지 않았다. 얼마의 돈을 지불하고 .. 더보기
드루킹과 Nothing 오늘 뉴스읽기의 즐거움은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입니다. 도대체 드루킹이 누구야? 늦은 관심이지만 여기저기 찾아보았습니다. 본명 김동원. 1969년생. 49세. 네이버 시사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 운영자인데요,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회원 수가 2만 7000명, 누적 방문자수가 980만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블로그네요. 주식과 환율을 다룬 이라는 책을 출판한 저자이기도 하구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지기도 하네요,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은 이상한 출판사 ‘느룹나무’ 출판사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출판인이기도 하구요. 드루킹!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 영역을 시작으로 정치, 출판, 경제 영역을 아우르며 많은 일을 한 386세대아재되겠습니다. .. 더보기
셀럽PD, 나물캐는 아저씨에서 건져야 할 것 지난 주, 이번 주 금요일 KBS에서는 두 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하나는 라는 교양프로덕션에서 만든 프로그램이었고 또 하나는 라고 몬스터유니온에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시청률은 둘 다 사이좋게 2%대, 시청자수는 사이좋게 40~50만명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5,000만명 정도 되니 100명 중 1명 정도가 이 프로그램을 본 겁니다. 사실 제작자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는 결과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에 누가 프로그램을 본방 사수해서 봐?라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지만, 여기저기 플랫폼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될 잠재 시청자를 아무리 높게 잡아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현재 KBS 예능 프로그램은 요상하게도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이 두 프로그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