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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마음이야! 다섯 개의 호수길 (체르마트) 수네가행 열차를 타고 10여분 정도 가파른 산악터널을 지나면 해발 2,280미터의 수네가에 도착하게 된다. 수네가에서 바라본 마테호른은 어제 아침 고르너그라트에서 바라본 풍경과 조금은 다르다. 어제의 마테호른이 남자의 미학을 보여준다면 수네가에서 바라본 마테호른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가깝다. 파란 하늘, 흰 눈, 그리고 녹음으로 이어진 풍경이 따사로운 화풍으로 그려져 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트레킹을 하고 있다. 거대한 자연 아래 띄엄띄엄 새겨진 인간의 모습은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다. 조금 걸어가면 바위투성이의 넓은 대지를 마주하게 되고 조금만 고개를 들면 심도 깊게 펼쳐진 알프스 산맥의 위엄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의 재잘거림은 줄어든다. 단지 햇님처럼 평화로운 미소와 바람처럼 시원한 느낌만 공유할.. 더보기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의 이야기 <거리의 만찬> 을 봤습니다. 거의 3년 만에 다시 만난 거리의 만찬. 파일럿1회를 보면서 “그래 공영방송은 이런 만찬을 준비해야 했던 거야.” 이런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방송인 박미선, 정의당 이정미 대표, 아산연구소 김지윤 박사. 은 여성 3인이 이슈의 현장을 찾아가는 토크쇼입니다. 스튜디오가 아니라 거리로 나가 현장과 사람을 만난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엣지인데, 첫 회로 그들이 찾은 곳은 서울역 KTX 승무원들이 노숙 농성을 하는 파란 천막이었습니다. 천막에는 두 명의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노숙 당번들. 13년째 서울역 한귀퉁이 거리에 있는 여승무원들입니다.서울 곳곳을 다니다보면 여기저기에서 이런 천막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 천막에는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있고, 피켓이 자리 잡고 .. 더보기
모든게 끝나니깐.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을 봤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주말 서울광장에서는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버스는 퍼레이드 때문에 멈추어 섰고, 저는 영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시네큐브로 달려갔습니다. 예술, 일상, 운동. 퀴어문화축제는 이 3개의 원이 만나는 자리에서 만들어지는 축제라 생각합니다. 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좀 더 일상적이고 좀 더 예술적이며 좀 더 담백한 메시지를 담은 선물같은 다큐멘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제이알(JR)과 아녜스 바르다입니다. 남성과 여성, 33세와 88세, 키고 크고 키가 작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트럭을 타고 프랑스 전역을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얼굴과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습니다. 영화는 트럭이 도착한 공장, 농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