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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내 맘대로 감상문

11월 24일 대강해 그냥

문체는 격하고, 사실의 바탕은 충실하지 않다.
의문을 과장해서 극한으로 밀고 나갔고, 이미 정해진 답에 오늘을 끼워 맞춘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과장된 기대를 들을 때, 연평도 폭격에 대한 수많은 감정적인 반응을 들을 때 그 언어의 들뜸에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팽팽한 긴장감과 날선 건조함과 촘촘한 사실로 버무러진 나를 연습하고 있다. 쉽지 않다. 쉽게 들뜨고, 쉽게 흥분하는 나의 감정과 나의 글을 누그려뜨리는 방식을 연습중이다. 아니 그런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이 연습 나만 필요한 것 아닌 것 같다.
어제 내가 생각했던 방식과 어제 내가 쓰던 문체가 오늘의 나를 완벽하게 규정하는 것을 보고 깨뜨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게으름과 안일함의 잔재다.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글쓰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 쉽다. 일도 쉽고, 공부도 쉽고, 관계도 쉽다? 그 쉬움이 내 삶을 웃자라게 만든다. 난 지금 휘청거린다.
대강해 그냥.
요즘 흔히 듣는 말이다.
이 말 주의해야 한다. 그 대강이 나를 좀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