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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폴리에 길담서원 짓기 - 포스트만 [테크노폴리] 1. 경복궁 근처에 길담서원이라는 곳이 있다. 테크노폴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문득 이곳이 떠올랐다. 길담서원이 위치한 동네엔 ‘길’과 ‘담’이 어울어져 있다. ‘길’과 ‘담’은 떠남과 머무름, 열림과 닫힘, 비움과 채움이라는 은유가 담겨 있다. 우리는 길을 떠나야 하지만, 언제까지나 길 위에서만 살 수 없다. 담으로 둘러쳐진 안식의 공간이 배면에 깔릴 때, 그곳이 내 정신이 상승하는 근거지가 될 때, 떠남도 의미가 있는 법이다. 담이 없다면 길은 정처없이 헤메고, 방랑하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길담서원은 이름 그 자체에서 드러나듯이 옛 서원의 계승을 표방한다. 서원은 선현을 모시고, 인재를 양성하며, 공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각 지역의 정신적 중춧돌로서의 역할을 했던 .. 더보기
나는 가수다를 응원한다 1. 나는 가수다. 바야흐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예능의 대세가 된 시점에, 이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장점들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세상의 1인자라 불리는 아티스트들이 모인다. 100점. 이들이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영역에서 경쟁한다. 50점. 그 중에 누가 떨어진다. 이건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200점.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젊은이들의 꿈을 겨냥했다면, 그래서 때론 어설프고, 때론 둔탁하기도 했다만, 이 프로그램은 꿈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아티스트들의 자존심과 아우라를 겨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로 텔레비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미학을 최고의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로 김영희 PD의 .. 더보기
3월 2일. 올레길을 걷던 나의 모습.. 그대로.. 가는거다. 내가 참 매력적이라고 느낄 때, 누군가 참 멋지다고 느낄 때, 그 느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인 것 같다. 성장과 성공은 확실히 다른 지향점을 지니고 있다. 성장은 느릿느릿, 식빵을 베어물고, 생수 한 병을 베낭에 넣은 채, 우와~ 감탄사를 지르면서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다시 돌아나오는 과정, 예기치 않은 길 위의 인연에 들떠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올레길 여행과 맞다아 있다면, 성공은 렌트카를 몰고 해변도로를 일주하며, 추천 명소로 알려진 공간을 찍고 또 찍는 나 홀로 관광 여행과 비슷한 것 같다. 지난주 제주도를 다녀왔다. 4일 동안 올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많은 사람을 만났다. 10년 동안 IT기업을 경영하다, 제주도가 좋아 서울 생활을 접고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아저씨. 어린이집을 운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