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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미디어 놀이터

TV의 동반자 인터넷

뉴욕타임즈 2010.2.24



인터넷이 TV의 적인지 친구인지에 대해서 지난 몇 년간 수많은 논의가 있어왔습니다. 누군가는 인터넷이 TV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누군가는 TV를 보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답은? 당연히도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마케터들이나 광고주들이 주목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의 TV와 인터넷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행동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미디어를 이용할까, 이것은 과거에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고 돈이랑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하고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관찰결과는 대체적으로 인터넷이 TV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쪽이라는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습관을 만듭니다. 인터넷 블로그, 트위터를 접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TV를 보면서 인터넷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한 것을 넘어 그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거죠. TV는 더 이상 고립되거나 게으른 매체가 아닌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언제 어디서든 TV가 꼭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서 TV를 멍하니 보는 것, 전 개인적으로 이런 무개념 TV시청을 좋아합니다. 새로운 매체가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도 하지만, 오랜 습관이 변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TV는 그냥 멍때리는 도구로서 가장 저렴하고 가장 재미있는 미디어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그런데 TV의 기능이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서는 달라집니다. 특히 TV가 오늘의 뜨거운 이슈를 다룰 때나, 올림픽 이벤트 등을 다룰 때, TV를 보는 나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곤 놀라곤 합니다. 가령 이번 동계올림픽의 경우, TV 중계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모태범 홈피를 찾아보게 되고, 구글에서 벤쿠버를 검색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떴습니다.

“대형 이벤트에 대한 TV 시청률 기록을 볼 때 TV는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 더 성장하는 매체로 보인다.” 계속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경우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많이 본 해외 동계스포츠 경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많은 TV 관계자들은 요즘 인터넷이 TV를 재생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며 인터넷을 적이 아닌 친구로 평가하고 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웹사이트 들이 온라인 상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사람들이 TV를 보는 한편으로 인터넷도 하고 있다. TV시청률과 인터넷 이용도를 조사하는 닐슨사에 따르면 이달에 슈퍼볼이나 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본 사람 7명 가운데 1명은 동시에 인터넷 서핑을 했다. CBS 방송의 레슬리 문부스 대표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서로 접촉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이제 인터넷은 우리 친구지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TV와 인터넷이 친구가 되는 것은 이용자들이 기본적으로 수다와 소통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수다와 소통의 콘텐츠는 TV가 중계하고, 친구들 간의 수다의 공간은 인터넷이 마련해줍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앞으로 TV에서 스포츠, 대형 공연 등의 ‘실시간 중계’의 매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 SBS의 올림픽 단독중계에 대한 원성이 매우 크지만, SBS가 올림픽 단독 중계를 고수한 것은 어찌보면 비즈니스 차원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결정인지도 모르겠네요. 올림픽 관련 전 국민의 수다의 소스가 바로 SBS 영상이니깐요. 참.참.참.. 욕은 많이 먹었지만, SBS는 이번 올림픽으로 한 몫 제대로 챙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