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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나는 미디어다

낮에 뜬 별

 그는 파워블로거다. 동시에 사학을 공부하는 역사학도이기도 하다. 그를 알게 된 것은 역사의 풀무간이라는 자기역사를 쓰는 세미나 공간에서였지만, 그의 진면목은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http://blog.naver.com/bloody_wings) 에서 제대로 펼쳐진다. 솔직하고, 진지하고, 인문학적 풍요로움이 그의 글 속에 펼쳐진다. 그리하여 한번 그의 블로그에 접속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의 생각과 신념들을 읽게 된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지식e : season 5>를 보고
정말 가슴이 턱턱 막히는 일들이 가득한 요즘이다. 하지만 분노는 할지언정, 체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 사소한 일 하나라도 행동하고 저항할 것이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비웃는 것 따위 이제 완전히 무시하겠다. 그런 것 따위 지금 문제가 아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공선옥>을 읽고
이 책의 제목인 그 때는, 우리 '정신의 청춘', '마음의 청춘'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인간의 슬픔과 아픔, 고통을 내가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것,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것, 적어도 그것에 냉소하지 않는 것.그게 우리가 가장 예뻤을 때다.
나는 숨쉬기가 힘들만큼 아픈 적이 있던가? 
사내 눈에서 찔찔 흘러내리는 눈물 자욱보다 쿨한 냉소가 훨신 더 부끄러운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을 필요가 있다 싶다. 적어도 이 시대를 사는 인간이라면 그래야 할 것만 같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않을 것인가>를 읽고
저자는 상식이라는 것은 불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상식이 바뀌는 거, 그거 쉽지 않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고작 10년 전의 상식이 지금 얼만큼 유지되고 있는가를...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어차피 지금 이 '상식의 세계'에서도 충분히 힘들지 않던가?

솔직히 이야기하면
그와 나는 친하지 않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인연의 두께가 그리 두텁진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그에게 원고를 보여주며 감상평을 부탁했을 때, 내심 미안했던 게 사실. 나에겐 중요한 일이지만, 그에게는 사소한 일이고, 그렇다고 추천사 원고료를 따로 주는 것도 아니니깐...  한마디로 그에겐 귀찮고 아무론 도움되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부탁을 받고, 가장 먼저 피드백을 준 친구다. 솔직히 그가 써준 추천사보다, 나는 그의 태도에 반했다. 그런 사소한 관계와 일에 열심인 사람은 무엇을 하나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때론 이건 나의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는 것, 무시하는 것.. 
그러나 그렇게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은, 내가 그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 파워블로거 낮에 뜬 별의 내일이 기대된다. 
 


<정일영 낮에뜬별 추천사>
 우리는 어느덧 ‘선배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앞서간 자들의 고민과 그들만의 노하우, 그리고 따뜻한 걱정. 그런 것들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꿈을 말해도 ‘대학 간 다음에 생각해’라고 하고, 대학에 가면 ‘취직 걱정이나 해’라고 이야기한다. 그나마 대학과 가까운 이들은 그것이 미루어지기라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바로 ‘현실’과 ‘포기’라는 단어가 눈앞에 닥친다. 이제는 자신만의 꿈조차 편하게 이야기할 선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 책은 방송인을 꿈꾸는 어린 후배들에게 보내는 선배의 이야기이다. 어린 ‘예비 방송인’들을 위해서 이렇게 ‘친절한’ 책이 나온 것은 처음이리라. ‘소통’이 키워드인 미디어 분야에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아마도 미디어 쪽에 꿈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그들에게 어떤 비결을 전수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 도무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성공 ‘비결’들은 너무나도 많이 그리고 공공연하게 여기저기서 회자되었다. 이 책은 비결이 아니라 ‘사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느 구석엔가 아무렇게나 던져 버렸던 사실. 꿈은, 소중하다는 것. 저자는 ‘꿈은 이러한 것이다, 그러니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 무책임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끄집어 내놓고 당신도 함께 당신만의 꿈을 꿔 보라고 손을 내민다. 꿈이, 상상력이 비난받는 이 시대에 꿈을 통해 ‘나’를 바꿔 보자고, 그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미덕은 여기에 있다.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가 아니라 ‘나는 이런 꿈을 꾸어 왔고, 지금은 이런 꿈을 꾸고 있다’고 자신의 ‘역사’와 ‘꿈’을 이야기하는 소박한 진정성, 그리고 수많은 이들의 꿈에게 말을 걸어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 낸 성실함. 때문에 이 책에서는 후배들에게 어떠한 롤모델을 억지로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무게로 짓눌려진 용기와 상상력을 탁탁 털어 일으켜 세워 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저자가 꿈꾸는 ‘내일의 방송사’를 엿보는 동안 내가 꿈꾸는 ‘내일의 그 무엇’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날개가 있는지조차 잊어버린 후배들이, 쓸데없는 비결이 아니라 우리가 쳐다보지 않았던 소중한 ‘사실’(나에게는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으면 좋겠다. 그리고 ‘꿈’이라는 것이 결코 허황되고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도. 꿈을 꾸는 갈매기가, 가장 행복하게 난다. 그리고 비로소 행복한 갈매기‘들’이 될 때 더욱 높이 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