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제니. 어제 밤 KBS2에서 방송된 뮤직드라마. 음악을 좋아하는 모태솔로 정민이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다 7년전 짝사랑 권나라와 재회하는데... 그 다음 이야기는 알겠지? 우리 정민이가 나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음악을 만들어가는 거다. 어젯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다 20분 만에 잠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투 제니”를 어렴풋하게 떠올려보는데 생각나는 게 편의점, 꼬맹이, 딱히 귀에 감기지 않던 음악, 그 음악을 배경으로 잠이 든 나, 이것밖에 생각나지 않는 거다. 어쩌지?
사무실에 나와 여느 때처럼 가장 먼저 시청률부터 확인해 보니 1.9%. 여기서부터 꼬인 거다. 내가 잠이 든 이유는 피곤함, 분주함, 몰려든 업무, 밀린 이런저런 숙제 등등 수 만가지 이유가 있는데 괜히 “투 제니”를 가장 전면에 내세운 거다.
“이런 상투적이고 뻔한 이야기가 있나. 아니 뮤직드라마라고 겉만 새롭게 포장하면 되는 거야? 안으로 들어가면 스토리가 영 꽝이잖아! 그러니깐 15분 만에 잠이 들지. 그러니깐 시청률이 1.9%지.”
상투적이고 뻔한 건 제니가 아니라 나였다. 늘 주의하는 게 있다. 숫자에 흔들리지 말자. 근데 숫자만 보고 단정을 해버린 거다. 내가 잠든 건 너 때문이라니깐. 제니.
종일 여기저기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투 제니> 너무 재미있어요. 이게 2부작에 끝난다는 게 너무 아쉬워요. 미니시리즈 시간에 들어갔으면 대박이었을 텐데. 오래만에 설레였어요.. 이런 신선함이...제작진에 고마움을...
이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나의 상투성에, 아재성에, 거드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의미에서 <투 제니>에게 고맙다. 오늘 밤은 <투 제니>에서 나왔던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해야지 2회는 다음주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됩니다. 아~ 채널은 KBS2랍니다. 아실랑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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