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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파일럿 해피버스데이와 화성인 침공 K본부 복귀 후 우연치 않게 제일 처음 접한 기획안이 해피버스데이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다림, 출산 장려 버라이어티라는 문구가 해피버스데이의 핵심 키워드였는데... 아빠가 될까 말까 고민하는 나같은 놈에게 이런 프로그램은 의외로 효과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탄환효과라는 게 있다. 탄환처럼 미디어의 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시청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이 효과 이론은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라디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된 최초의 미디어 효과이론이다. 이 효과를 이야기하면서 반드시 사례로 이야기되는 프로그램. 1938년 미국의 CBS 라디오 프로그램인 “The War between World"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인 오손웰스는 핼로윈데이인 10월 30일, 로웰의 소설 '우주전쟁'을 특집 라디오.. 더보기
3월 20일 (토) 담배의 벽 토요일 밤 9시 30분... 난 지금 이 시간에도 KBS 신관 7층에 앉아있다. 이번주 내내 개편안을 찍찍 긋고, 지운다고 정신이 없는 상황인데... 문자가 한 통 날라왔다. "오형일.. 너 담배 걸렸어." 명하한테서 온 강력한 메시지...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문자이지만, 나와 명하 의 싸움의 기억 속에서 담배는 가장 큰 화약고다. 이게 터지는 날이면, 그 후유증, 만만치 않다. 좋았던 일상은 사라져버리고, 무의식 저편에 가라앉아 있던 지난 상처와 불신과 아픔의 이미지들이 화산처럼 폭발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젠장... 개편도 그렇고, 싸움도 그렇고, 역사도 그렇고, 진보한다기 보다는 돌고 돈다. 그래서 대충 감이 오는 법... 앞으로 당분간 난 집에서 쥐새끼처럼 지내야 한다. 후회가 물려왔다.. 더보기
법정스님과 실존적 자유 학교 수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을 들었다. 또 한 명의 어른이 그렇게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 시대에 내가 어른이라고 감히 부르는 분이 얼마나 남았는지 손꼽아 보게 됐다. 하나, 둘, 셋,,, 채 열 손가락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가 메마른 건지, 이 시대가 메마른 건지... 딱히 기분 좋은 셈은 아니었다. 그의 한 평생은 일관되게 실존적 자유를 실천하는 삶이었다. 내가 그를 존경하는 것은 그가 무소유를 이야기해서도 아니고, 글을 잘 써서도 아니고, 스님이기 때문도 아니다. 모든 시선으로부터, 모든 권력으로부터,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난 그 자유로움이 부러웠고, 일관되게 하루 하루를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해 공부하고, 실천하고, 살아가는 그의 삶의 태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