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거리의 의사, 정혜신 정혜신.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온통 회색빛이다. 엄마에 대한 기억, 아빠에 대한 기억이 회색빛의 근원이다. 첫째로 딸을 낳은 그녀의 엄마는 둘째 아이가 아들이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둘째 아이 역시 딸이었다. 엄마는 그녀를 낳고 시무룩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갖다 버리라고 했다. 그 시대에 태어난 둘째 딸들이 가진 어떤 공통된 서러움이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도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언니에게 엄마는 굉장히 열성적이고 관심도 많았던 극성엄마로 기억되지만, 정혜신에게 그런 기억이 없다. 게다가 엄마는 그녀가 7살 때 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13살 때 돌아가셨다. 이후 늘 일찍 죽을 공포에 휩싸였다. 다른 친구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소풍조차 아무런 느낌이 .. 더보기
피에브 부르디외 장이론에 대하여 이상길 (2000). 문화생산과 지배 : 피에르 부르디외 장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언론과 사회, 9권 1호, p 7~46. 1. 부르디외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부르디외의 이론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다양한 수준들을 서로간에 연결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구조와 사회과정의 중심적인 차원들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통합적 틀”속에서 ‘상징권력’의 행사를 통해 관철되는 지배양식을 해부하고 있다(Golding & Murdock, 1978). 이 글을 이러한 맥락에서 부르디외 사회학의 커뮤니케이셕학적 쓸모를 검토해보려는 목적을 지닌다. 부르디외는 인용되기보다는 이용되어야 마땅한 저자이다. 그런데 그가 제공하는 도구들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의 작업이 지닌 문제의식, 장단점,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 더보기
코미디언 김미화가 삶을 사는 방식 김미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폐병으로 고생하는 아버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날품팔이를 하는 어머니 밑에서 큰 딸로 태어난 그녀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 아버지 병 수발은 그녀의 몫이었다. 9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처음 목격한 것은 그녀였다. “밖에서 놀다 집에 들어와 방문을 여니 공기가 싸늘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그때의 섬뜩함을 잊지 못해요.” 어머니는 보따리 옷 장사, 식당일, 건물 청소원 등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다. 아버지가 다른 가정을 두었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성을 따라 이름을 바꾼 아픈 가정사도 있었지만 그녀는 명랑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명랑함이다. 그것은 창문 위로 사람들 발이 지나다니는 수유리 천지촌 부근 반지하방에 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