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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독서일기

[2018년 책책책] 1. 역사의 역사 (유시민)



2018년 사람들은 어떤 책에 열광했을까요? 예스 24에서 올해의 책을 선정했네요. 22만명의 독자들이 참여한 투표 결과라고 하는데요. 이 결과와 제가 읽은 책, 들은 책, 읽으려 사놓기만 한 책 등등을 크로스하며 올해의 책을 간단히 정리해보려 합니다. 


첫번째 책은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입니다.

 역사가 무엇인지 또 하나의 대답을 제시해 보려는 의도는 없다. 위대한 역사가들이 우리에게 전하려고 했던 생각과 감정을 듣고 느껴봄으로써 역사가 무엇인지 밝히는 데 도움될 실마리를 찾아보려 했다. 이른바 최초의 역사서라고 말하는 책부터 최근 관심을 받기 시작한 역사서에 이르기까지. 실제 역사가들이 서술한 역사가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를 따라가 보는 일이 역사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했어요.”


유시민 작가가 스스로 밝히는 기회의도입니다. 이른바 역사가와 역사서를 탐사한 유시민 작가의 르포르타주 되겠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작가는 역사가들의 감정과 철학 등 인간적인 모습에 많이 주목했다고 해요. 초기 역사가들의 자기 존재를 남기고 싶은 욕망과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삶의 관점들을 유심히 살펴본 거죠. 가령 사마천의 저작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사람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꼭 가치가 있거나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동시에 그것이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고요. ... 사마천의 저작을 보면 사람이 어떻게 권력 관계에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사기를 읽고 나면, 내가 권력 관계에서 갑의 이미지에 있을 때 그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많이 느끼게 돼요.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비굴하지 않게 한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권력 관계에 대처하는 법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사기 열전을 경영자들이 많이 읽죠. 자애를 중요시하는 사마천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죠..”


이렇게 듣다보면 역사는 곧 역사가가 쓴 문학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역사의 역사>를 읽으면 유시민이라는 작가의 욕망도 보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관련해서 그가 이 책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헤로도토스에게 역사 서술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고, 사마천에게는 실존적 인간의 존재 증명이었으며, 할둔에게는 학문 연구였다. 마르크스에게는 혁명의 무기를 제작하는 활동이었고 , 박은식과 신채호에게는 민족의 광복을 위한 투쟁이었다. 사피엔스의 뇌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지만 뇌에 자리 잡는 철학적 자아는 사회적 환경을 반영한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대에 살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남겼다(p.212~213).

 

토인비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역사가의 일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역사는 기록이고 과학이며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서 차례에서 본 것처럼 역사의 연구는 문명의 탄생과 성장, 쇠락과 해체의 과정과 원리에 대한 단 하나의 이야기다. 세부 사항을 서술할 때 문학적 표현을 즐겨 사용한 그는 역사와 문학을 뒤섞었다는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문장 스타일을 견지했다.p.256~257).

 

역사의 역사는 내게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알면, 시간이 지배하는 망각의 왕국에서 흔적도 없이 사그라질 온갖 덧없는 것들에 예전보다 덜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자신만의 색깔을 내면서 살아가라고 격려했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이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졌기를! - (p.320)


결국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덧없는 것들에 덜 집착하면서.. 자기만의 색깔 만들기, 자기 역사 만들기. .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질문 하나.

<유목의 역사>는 무엇을 위한 작업인걸까?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까?

내년에 붙잡고 밀고 나가야 하는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