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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내 맘대로 감상문

건반이 사라지고 하이에나가 보이지 않는 아쉬움 KBS <건반위의 하이에나>

 


지난 주 금요일 밤 11시 KBS2에서 첫 방송된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봤습니다. 

KBS 프리미엄이 아니라 KBS디스카운트를 느낄 수 있는 첫 방송이었습니다. 1회 시청률 0.7%. 개인적으로 놀란 수치입니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아주 이상하다고, 맛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분명 있었습니다.

 

궁금하지 않았던 초반

그레이와 리듬파워(행주, 보이비, 지구인)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론적으로 시작 포인트가 아쉬웠습니다. 1회의 초반, 관심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문제는 나도, 너도, 그레이와 리듬파워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소수의 열광하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것. 확장성이 떨어지는 대상을 첫 번째 편집점으로 사용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행주가 메이크업을 하고, 리듬파워팀이 어색하게 그레이하게 전화를 하고, 그러면서 낄낄 대는데, 출연진만 재미있고 시청자는 생뚱맞은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같은 시간에 이들에게 열광할만한 사람들은 MNET고딩래퍼에 안착해 있습니다. 이래저래 어려웠습니다.

 

중반의 기대감

정동환과 에일리의 만남. 일상과 먹방으로 변주하지 않고 바로 음원을 만드는 작업 현장으로 들어간 것은 꽤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음악적인 이야기를 할 때 제일 안 어색하고 재미있었다는 에일리의 이야기처럼, 음악을 매개로 만들어지는 캐미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어쩌면 1회의 경우 그레이(+리듬파워)보다 에일리(+정동환)팀이 전면에 서야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에일리는 이미 대중에게 꽤 알려져 있고, 멜로망스의 정동환은 그 자체로 시선을 잡을만한 향기를 뿜습니다. 이 두 남녀 간의 미묘한 케미는 기대감을 일으키는 부분이 분명 있었습니다.

 

종반의 흔들림

그레이와 리듬파워의 이야기에서 그래도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작업실에서 시그너쳐 사운드를 만들었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이 변죽으로 이야기가 흩어집니다.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건반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건반 밖의 이야기 중 흥미롭게 본 부분은 정동환과 에일리가 동물병원에서 만나 나름 음악 시연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남녀 간의 묘한 긴장감이 음악 위에 얹히면서 나름의 맛난 양념장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전체적으로

일단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고자 하는 사람은 옆동네 MBC <나 혼자 산다>에 채널 고정한 상태입니다. 힙합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람은 Mnet <고딩래퍼>에 채널 고정입니다. 그렇다면 <건반 위의 하이에나>? 일단 건반, 음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인지도와 확장성이 높으며 남녀간의 묘한 긴장선도 있는 에일리와 정동환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회는 1회보다 좋겠지요. 이번주 금요일 KBS2에서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