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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스쿨/미디어 놀이터

코코파이를 아시나요?



2월의 첫날입니다. 여러 생각을 합니다. 공부에서 길을 찾기. 최선을 다하지만 열심을 다하지는 않기. 나를 지키며 일하고 공부하기. 관행과 습관으로부터 탈주하기 등등. 다시 돌아온 현장에서 일상은 해야될 일 투성이입니다. 다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고, 참여해야 할 회의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조금은 분주하게 하루 하루를 지내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놓치기 십상입니다. 조심하는 부분입니다.


어제 저희 팀에서 코코파이라는 수용자 지수를 공개했습니다. TV 브라운관에서, TV 밖 디지털 세계에서 프로그램이 어떻게 시청자, 오디언스, 시민이라 불리는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있는지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지수라 할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주간 단위로 발표될 예정인데, 사실 보고서를 열어보면 프로그램과 수많은 수치의 나열입니다. 그러니깐 시청자를 이해할 초식으로 수치로 재현되는 블록체인을 만들었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틈틈이 고민했던 것은 시청자와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대표성 있고 믿을 만한 지표 구축이었습니다. 불편하지만 내가, 우리가 여전히 시청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슬프지만 여전히 KBS가 시대정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습게 여기지만, 우리가 무시하는 의외의 곳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열광하고 떠들고 애정을 주고 있다, 이런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면 코코파이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겠다, 그런 자신감이 붙어 공개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고민은 이걸 매개로 공영방송 재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작업들입니다.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 지난 140여일동안 외친 구호입니다. 국민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후져 보이기도 하지만, 이 지수를 근간으로 나의 가족, 이웃, 공동체의 목소리가 KBS의 저널리즘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선에 맛깔스럽게 전해지기를 고민합니다. 그게 제가 적어도 밥벌이하는 공간에서 해야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제 일하러 들어갑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