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들에 대해 우리가 두려운 것은 사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관련하여 우리의 두려움을 샤르르 녹여 줄 기사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6월 28일 한겨레기사에 실린 기사 <예멘 난민 오해와 진실…내전 탈출한 사람들 ‘가짜 난민’ 낙인?>입니다.
이 기사는 예멘 난민 유입 뒤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공포, 이들이 ‘가짜 난민’이라는 주장, 그리고 ‘일자리 갈취’에 대한 우려들을 집어보는데요, 누군가 이런 두려움을 토로하면 꼭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네요. 우선 “범죄가 늘어날 것이다”에 대한 팩트 체크. 통계적으로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외국인 범죄의 발생동향 및 특성’ 자료를 보면,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보고서를 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내·외국인 전체 범죄의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률은 매년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2배 이상 높았다는 것이죠. 좀 좁혀서 제주에 있는 예멘인들의 상황만 따져 봐도 이런 두려움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 들어온 후 50여일, 그동안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모두 7건! 이 중 범죄 관련 신고는 1건도 없었구요, 어떤 날은 예멘인들이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현금 67만원이 든 지갑 등 습득물을 지구대에 들고 와 “주인을 찾아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이 건장한 무슬림 청년들은 가짜 난민이다.’에 대한 팩트 체크. ‘가짜 난민’이란 취업 목적으로 와서 난민 심사와 소송을 이어가며 2~3년간 국내에 머무르려는 ‘예비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말하는데요, 이들이 단순 취업을 목적으로 제도를 악용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합니다. 이건 구글에서 내전이 진행중인 예멘의 상황만 조금 찾아봐도 알 수 있는데요, 제주 체류 예멘인들을 ‘가짜 난민’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빼앗는다?’에 대한 팩트 체크. 이 주장 역시 설득력이 없습니다. 제주도를 버스를 타고 여행하다보면 쉽게 이주노동자분들을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럴까요? 양식업이나 어선원과 같은 업종들은 한국인 구직자를 찾을 수 없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이주노동자가 절반 이상 취업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주의 예멘 난민신청자들이 취업 가능한 분야 역시 양식업, 어선원, 요식업 등 대부분은 일손이 부족한 곳입니다. 작년 12월에 제주도를 여행하는데 곳곳에 수확을 하지 않은 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더라구요. 아니 왜 수확을 안해요? 물었더니 한 농부가 하는 말. 일손이 없어요. 그러니깐 제주도에는 지금 산과 들과 바다를 아우르며 일할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그러니깐 이제 그만 두려워하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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