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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

[기사단장 죽이기 3: 전이하는 메타포]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태도에 대하여 [기사단장 죽이기]는 주인공의 성장과 변신에 관심을 두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아픈 상처과 기억이든 반드시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둡고 두꺼운 구름도 그 뒤쪽은 은색으로 빛나는 것이지요. 이 소설은 그 은색을 찾기 위해 과거의 기억으로, 상징으로, 가상의 세계로 돌아가보는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메타포로서 말입니다. “나 돌아갈래!” 그것을 추동하는 계기는 마리에의 실종이었습니다. “펭귄 장식품은 마리에의 것이었군요. 소중한 부적을 구덩이에 두고 갔다. 자기보다 중요한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는 뜻일까요? 시곗바늘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시간을 새겨나갔다. 바늘이 나아갈 때마다 세계가 조금씩 앞으로 밀려나갔다. 창밖에는 밤의 어둠이 갈려 있었다.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문득 기사단장이.. 더보기
[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어두운 구름 뒤편, 성장과 창조에 대한 이야기 2부는 주인공인 “내”가 “아키가와 마리에”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키가와 마리에는 멘시키가 자신의 딸일 것으로 여기는 꼬맹이입니다. 멘시키의 부탁으로, 아니 어쩌면 딱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인연 때문에 그는 마리에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마리에의 눈에는 신비로운 광채가 있습니다. 열기를 품은 동시에 철저히 냉정한 광채. 그는 그 눈의 반짝임을 화폭에 담고 싶습니다. 마리에가 어린 시절 병에 걸려 죽은 여동생을 연상시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는 멘시키는 어떨까요? 마리에를 멀리서라도 보기 위해 산꼭대기 대저택을 매입해 군사용 망원경까지 구입한 사람이 멘시키입니다. 그는 아이를 앞에 두고 피를 나눈 친딸이라고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새롭고 맑은 혈액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