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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즐거움/노희경, 드라마, 미디어, 사람

우정과 연대의 대서사시, 디어마이프렌즈 2 지난 금요일 오후 회사 체육대회가 있었고 저녁에는 오랜만에 대학원 시절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들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토요일에는 이제 보청기가 없으면 잘 듣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뵙고 왔고, 오늘은 교회에서 평소 따르던 형님, 누님들과 특송을 부르고 책읽기 모임을 하며 수다를 떨다 왔습니다. 며칠 전 상가 집에서 만난 한 누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이제는 우리가 공동체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요즘 여기저기서 듣는 이야기면서 스스로도 자주하는 질문입니다. 누군가와 섞인다는 것이 시련이고 아픔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같이 하지 않는 삶을 상상해보면 참 쓸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우정과 연대, 그리고 공동체. 요즘 자주 생각하는 단어들입니다. 노희경 작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마 이 단어들에 대한.. 더보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지만, 당신들은 디어마이프렌즈 (1) 노희경 작품 중 최고가 무얼까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는 입니다. 여성 노인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입니다. 삼십대 후반의 번역가인 박완(고현정)이 내레이터가 되어 엄마와 그 친구들 이야기를 중개하는 구성입니다. 이야기는 치매를 앓는 희자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그녀의 병이 깊어지는 과정을 따라 전개됩니다. 2회에 걸쳐 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기록해볼까 합니다. 우선 희자.소녀같이 가녀리고 조신한 60대 여성입니다. 남편이 죽고 나서 갑자기 사는 게 두려워집니다. 모두가 제 자신을 쓸모 없고, 우중충하며 불쌍한 과부 노친네로만 보는 것 같아 주눅이 듭니다. 돌아보면 그녀의 삶은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옵니다. 남편이 죽고, 자식들의 짐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처치 .. 더보기
We are not alone. 괜찮아 사랑이야 동생을 포크로 찍어대는 형(양익준 분), 스키조(정신분열)에 시달리며 한강우(디오 분)라는 어릴 적 자기 존재의 환시와 함께 살아가는 장재열(조인성 분). 정신과 의사지만 불안장애, 특히 남성에 대한 불안장애를 가진 지해수(공효진 분) 툴렛 증후군 환자 박수광(이광수 분)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우리 모두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저마다 마음의 병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마음의 병에 대해 노희경은 라디오 DJ로 활동하는 장재열의 목소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지금 들으신 곡은 1976년 잭 니콜슨의 연기가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영화 에 삽입된 클로징 테마였습니다. 주인공 맥 머핀은 처음 정신 병동으로 와 환자들을 보면서 그들과 자신이 절대로 다르다고 생각합.. 더보기
노희경 월드는 라이브다 노희경 작가의 가 끝난 지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전편을 다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회를 보고 “노희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볼 수 있는 것은 현장과 사람입니다. 아픈 사람, 다친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소외되고 평범한 사람. 이들이 빚어내는 선한 기운을 담아냅니다. “정의, 동료애, 사명감, 어른다운 어른, 젊은이다운 젊음, 공감, 유대, 연대, 이해는 여전히 찬란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노희경 작가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그 이유에서 미디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 중에 누군가는 노희경을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역시 노희경을 하나의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으면 좋을 것 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