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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행복을 원한다구? 그럼 사기치지 말아요 <그리스 인 조르바 2> 어제 저녁 퇴근 길 한강을 걸어오면서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음악을 들으며 조깅하는 친구, 돗자리를 펴고 친구들끼지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 미세먼지가 걷히며 조금씩 선명해지는 하늘, 엉금엄금 살포시 강변북로를 밟고 있는 차들, 한강을 흐르는 유람선, 녹음이 짙어진 나무들, 개망초, 노랑선씀바귀, 벌사상자, 벳지, 냉이꽃, 지칭개, 노랑꽃창포, 민들레, 애기똥풀, 인동덩굴 등등 수많은 이름 모를 야생화들. 제게 여전히 이 모든 것들은 스쳐가는 풍경에 불과하지만 조르바는 다릅니다. 조르바는 울타리 곁을 지나다 갓 핀 수선화 한 송이를 꺾었다. 그러고는 한동안 그 꽃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수선화를 생전 처음으로 보는 사람처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 더보기
4월 26일 (월) 나비효과. 사랑이란... 토요일 밤 10시 30분쯤 회사를 나왔다. 처갓집에 가기로 한 날. 기차를 타기 위해 영등포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벚꽃 축제때문일까? 버스는 도저히 여의도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겨우 영등포역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 30분, 기차는 끊기고, 구로로 가는 1호선 지하철만 달랑 남아 있었다.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사당으로 가서, 거기서 수원행 좌석버스를 타야쥐! 하는 생각에 룰루랄라 구로행 지하철을 탔는데, 신도림에 도착하는 순간 모든 지하철이 끊겼다. 젠장... 여기서부터 신기한 구경, 신도림역을 빠져나가는데, 수백명의 사람들이 신도림역으로 뛰어들어가고,(막차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 또 수백명의 사람들이 신도림역으로부터 빠져나가고... 역 주변에는 “인천!”, “부평!”을.. 더보기
4월 10일(토) 여성영화제.. 엔젤... 사랑에 대한 책임감... 모성에 대한 현명함... 아트레온에서 여성영화제가 진행되고 있다. 어제 저녁 괜찮은 영화 한 편을 거기에서 건졌다. 앤젤. 노르웨이의 마그레트 올린 작품이다. 첫 장면은 충격적이다. 허름한 화장실, 피곤에 지친 한 여자의 얼굴이 비친다. 약물 투여의 상처로 부서져버린 그녀의 얼룩진 몸도 보인다. 엉덩이에는 주사바늘이 깊게 꽃혀 있다. 그녀가 마약에 중독되었다는 것, 그녀의 몸과 얼굴이 말해준다. 이 영화는 마약에 중독된 한 여성의 가족과 과거를 조금씩 조금씩 드러낸다. 알콜과 마약과 성매매의 고리에 빠진 여성 레아,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가족은 어쩌다가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이 영화는 조금씩 조금씩 시선을 과거로 돌리면서 그 답을 풀어낸다. 레아의 어머니, 레아를 가장 끔찍하고 극단적인 상황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