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그로는비교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찌질함을 넘어서는 예민함에 대하여, 쿵이지 쿵이지. 루쉰이 자신의 단편소설 중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작품입니다. 쿵이지를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몰락한 전통 지식인의 삶입니다. 쿵이지, 훤칠한 키에 희묽은 얼굴 주름 사이론 상처자국이 끊이질 않았고 희끗한 수염을 덥수룩하니 달고 있습니다. 걸친 것이 지배계급, 자본계급, 지식인계급을 상징하는 장삼이라곤 하나, 땟국에 절고 너덜거리는 것이 십 년 정도는 빨지도 꿰매지도 않은 듯싶습니다. 말끝마다 이로다, 하나니를 달고 다니는 통에 듣는 이로 하여금 긴가민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기 일쑤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웃음거리가 됩니다. 과거에 붙을 만큼 학식을 갖춘 것도 아니고, 부지런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과 노동계급을 상대로만 아는 척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니 초라함이 더해집니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