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폴리에 길담서원 짓기 - 포스트만 [테크노폴리]
1. 경복궁 근처에 길담서원이라는 곳이 있다. 테크노폴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문득 이곳이 떠올랐다. 길담서원이 위치한 동네엔 ‘길’과 ‘담’이 어울어져 있다. ‘길’과 ‘담’은 떠남과 머무름, 열림과 닫힘, 비움과 채움이라는 은유가 담겨 있다. 우리는 길을 떠나야 하지만, 언제까지나 길 위에서만 살 수 없다. 담으로 둘러쳐진 안식의 공간이 배면에 깔릴 때, 그곳이 내 정신이 상승하는 근거지가 될 때, 떠남도 의미가 있는 법이다. 담이 없다면 길은 정처없이 헤메고, 방랑하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길담서원은 이름 그 자체에서 드러나듯이 옛 서원의 계승을 표방한다. 서원은 선현을 모시고, 인재를 양성하며, 공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각 지역의 정신적 중춧돌로서의 역할을 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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